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3.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의대증원을 반대하는 의사들이 3일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총궐기대회를 열고 정부를 성토했다. 이에 정부는 "불법적으로 의료 현장을 비우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의무를 망설임 없이 이행할 것"이라며 압박을 이어갔다.

복귀 시한(2월 29일)을 넘겨서도 오지 않은 전공의들의 행정처분과 집단행동을 주도한 대한의사협회 간부의 사법절차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의사들은 "정부가 의사를 영원한 의료 노예로 만들려 한다"고 반발하는 등 양측 충돌은 계속될 전망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대증원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대로 인근에서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의협은 이날 집회에 3만명이 모였다고 주장한 반면 경찰은 집회 시작 30분 뒤 잠정 집계 결과 8500~9000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김택우 비대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정부는 의사가 절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정책을 '의료 개혁'이란 이름으로 일방적 추진을 결정했다"며 "사명감으로 자기 소명을 다해온 전공의가 스스로 미래를 포기하며 의료 현장을 떠났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의 소중한 미래 자원이 조속히 제자리로 되돌아가 희망찬 미래를 설계하고, 의료 주역으로 살아가도록 우리 모두가 의대정원 증원을 반드시 저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공의들의 현장 이탈에 대해선 "중생을 구하기 위해 자기 몸을 태워 공양한 '등신불'처럼 정부가 의료 체계에 덧씌운 억압의 굴레에 항거하고, '의료 노예' 삶이 아닌 진정한 의료 주체로서 살아가기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난 일"이라고 했다.

이날 총궐기대회에서는 결의문도 채택됐다. 정부에 △의료비 폭증을 불러올 의대증원 원점 재논의 △교육의 질 저하와 부실화를 초래할 의대정원 2000명 증원 즉각 중단 △진료권을 제약하고 의료선택권을 침해하는 불합리한 정책 패키지 추진 즉각 중단 등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의대증원 이슈가 4·10 총선 등 정치 일정에 따른 정쟁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 개탄을 금치 못하며, 의대정원 증원 문제는 정치와 정쟁의 대상이 아닌 우리나라의 우수한 의료제도와 의료시스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존망이 걸린 중대 사안"이라고 전했다.

이날 집회를 앞두고 불거진 '제약회사 영업사원 동원령' 논란에 대해 의협 비대위는 "분명한 건 제약사 동원 지시한 적도 없다. 일반 회원들의 일탈인지도 확인 못 했으나 실제 강요인지, 제약사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인지 확인된 바 없이 강요됐다는 보도가 잇따랐다"고 했다.

경찰은 집회에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이 동원됐는지 여부도 수사하는 한편 의료법 위반과 업무방해 교사 등의 혐의를 받는 의협 비대위 관련자 4명의 출국금지를 법무부에 요청했다고 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일 의협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2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집단행동 현황을 점검했다. 앞서 정부는 병원에 사직서를 내고 떠난 전공의들의 복귀 시한으로 지난달 29일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때까지 복귀한 전공의는 565명에 그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4.3.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4.3.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한 총리는 모두발언을 통해 "전공의들의 의료현장 복귀를 요청한 지 3일이 지났지만, 대부분의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고 있다"며 "전공의들이 스승과 환자, 나아가 전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한 것을 정부는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어떤 이유로든 의사가 환자에 등 돌리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며 "정부 원칙은 변함이 없다, 불법적으로 의료 현장을 비우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정부는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의무를 망설임 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회의에서 의료개혁 주요정책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이행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출범을 위한 준비 TF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의료개혁 주요 정책과제 중 중장기적 구조개혁 과제 등을 검토하고 이행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다.

교육부는 2일 기준 전국 40개 의과대학 가운데 유효한 휴학 신청(누적)은 총 5385건, 재학생의 28.7%에 해당한다고 보고했다. 수업거부가 확인된 곳은 7개 대학이며, 해당 학교에서는 학생 면담·설명 등 정상적 학사 운영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공정위는 관계부처간 긴밀한 협조체계 하에 의료계 대응 동향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 사업자단체에 해당하는 의료단체가 구성사업자의 집단 휴업 등을 강제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 즉시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대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한 의료인 13명에 대해 의료법에 따라 복지부 장관의 업무개시명령이 지난 1일 대한민국 관보에 공고됐다고 설명했다. 업무개시명령은 '행정절차법' 제15조 제3항에 따라 즉시 효력이 발생했다.

정부는 앞으로 의대증원 추진에 속도를 내면서 집단행동 주동 세력에 대한 엄정 대응과 미복귀 전공의의 행정처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의료법 위반과 업무방해 교사 등의 혐의를 받는 의협 전현직 간부 5명에 대한 경찰 소환조사는 6일로 예정돼 있다.

4일부터는 전국 100개 주요 수련병원의 현장 실사에 착수해 미복귀가 확인된 전공의의 경우 '3개월 면허정지 처분 사전 통지-개인 소명' 등의 절차를 거친다. 4일은 교육부가 전국 40개 의과대학으로부터 의대 정원 증원 신청을 받기로 한 마지막 날이다.

이와 관련해 의협 비대위는 총장들에게 "대승적 차원에서 신청 요청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기간 내 증원 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임의로 증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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