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전공의 처벌 방침 등에 반발하는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을 예고하는 등 본격적인 집단행동을 예고한 15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하고 있다.2024.3.1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정부의 전공의 처벌 방침 등에 반발하는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을 예고하는 등 본격적인 집단행동을 예고한 15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하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8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로비에는 적막함이 감돌았다. 병원 로비의 대다수 불은 꺼져 어둑했다. 환자들은 링거대를 끌며 보호자와 산책하곤 했으나 의료진은 보이지 않았다. 이곳 환자인 50대 남성 정 모 씨는 "다행히 저는 진료를 정상적으로 받았다"면서도 "앞으로 교수님들까지 업무에서 빠지면 어떻게 되는 거죠"라고 물었다.

30대 여성 이 모 씨는 환자복 입은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병원 로비를 오갔다. 이 씨도 "교수님까지 업무에서 이탈한다면 협진에 문제 생길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이 씨의 아들은 신장이 좋지 않아 입원 중이다. 이 씨는 아들의 진료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말이다.

◇"교수들도, 오는 25일부터 사직서 제출"

같은 시간대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총회를 열고 집단사직 여부를 논의하고 있었다. "정부가 지난달 19일 사직서를 제출한 후배들(전공의들)에게 불이익을 준다면 단체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게 의과대학 교수들의 경고였다. 비대위는 3시간 30분가량 온라인 회의를 진행한 후 오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회의에 참여한 의대는 강원대·건국대·건양대·계명대·경상대·단국대·대구가톨릭대(서면 제출)·부산대·서울대·아주대·연세대·울산대·원광대·이화여대·인제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한양대 등 총 20곳이다. 다만 사직서가 수리되기 전까지 교수들은 각 대학의 수련병원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아들이 뇌출혈과 골절로 신경외과 수술을 받은 30대 여성 최 모 씨는 "교수들까지 진료를 하지 않는다면 저희는 어떡해요"라고 물었다.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난 최 씨는 이 말을 하면서 숨을 크게 쉬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의 아들은 원래 수술이 어려웠는데 내부 회의 끝에 겨우 수술받았다고 한다.

"교수님들이 수술도 하시고 드레싱도 하시고 수술동의서도 직접 들고 오셔 사인을 받아 갔다"는 최 씨의 말이다.

최 씨의 아들은 현재 6인실에 입원해 있다. 병실에는 1~2명밖에 없다고 한다. 전공의 이탈 등 의료계 파행 전만 해도 대기해야 겨우 들어갈 수 있는 곳이 6인실이었다. 신촌세브란스병원은 몰려드는 환자로 재활 진료를 받기 어려운 곳으로 꼽히는데 요즘은 재활실도 '텅텅' 비었다고 한다.

의료계 단체행동으로 병원 운영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환자들도, 병원 관계자들도 "의대 정원 방침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가 벌이는 극한 대립은 누굴 위한 싸움이냐"고 묻고 있다.

◇깁스·휠체어 환자들 "진료 정상화해야" 서명

앞서 15일 오전 11시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로비에서는 서명 운동이 진행되고 있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범국민 서명 운동은 의사 진료 거부 중단과 조속한 진료 정상화를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척수성근위축증을 앓는 3살 자녀를 둔 황신효 씨(44·여)는 "의사들은 환자 곁으로 돌아가라"는 서명에 참여했다. 아이와 함께 병원을 찾은 황 씨는 "저희는 어느 편도 아니지만, 아이 목숨이 달린 일"이라며 "계속 치료제를 맞아야 하는 상황에서 교수들은 자리를 지켜줬으며 한다. 환자 목숨을 담보로 한 힘겨루기로 가족들은 잠을 못 잔다"고 토로했다

병원 로비를 오가던 환자들은 "의사들이 병원에 돌아올 수 있도록 서명 부탁드린다"는 소리를 듣고 발걸음을 멈췄다. 특히 다리를 절뚝이거나 휠체어를 끌고 서명대로 향하는 환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뇌출혈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이 모 씨(58·남)는 휠체어에 탄 채 거동이 불편한 상태에서도 서명에 참여했다. 이 씨는 "환자 입장에서 서명했다"고 힘겹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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