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도지사에게 듣는다]<13>김관용 경북지사
[동아일보-채널A 공동 인터뷰]

 

   
▲ 6선 단체장이라는 기록을 세운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주민의 삶의 현장이 집무실”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지방이 살아야 중앙도 산다는 상생의 틀이 지방자치의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자치단체장 20년이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피로감이 생길 법도 하지만 김관용 경북도지사(72)는 ‘예외’다. 여전히 정열적으로 현장을 누비며 주민들과 부대낀다. 민선 6기까지 포함하면 24년을 자치단체장으로 일하게 된다. 그는 경북도민의 최대 숙원이던 도청 이전을 성사시켰다. 도청은 118년 대구 시대를 마감하고 내년 6월 안동으로 이전한다.

그는 기초단체장 3선(구미시장)에 광역단체장 3선의 ‘6선 단체장’이라는 초유의 대기록을 세웠다. 지사 초선과 재선 때는 전국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선거에도 득표율은 77.7%지만 2위와의 격차는 80만 표가량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김 지사는 지난달 18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20층 접견실에서 가진 동아일보, 채널A와의 공동인터뷰에서 “지도자는 태어나는 게 아니라 주민들이 만들고 키워주는 것”이라고 했다. 인터뷰는 최영훈 동아일보 논설위원과 이은우 채널A 경제부장이 진행했다.

―6선 단체장은 대단한 사건이다. 비결은….

“항상 ‘현장’에 있었다. 현장이 집무실이다. 주민들과 함께 숨쉬며 지극정성으로 모시려고 했다. 20년을 하루처럼 잠들 때도 도민들의 삶의 현장을 떠올린다. 어느새 나이는 들었지만 1995년 구미시장에 처음 당선(득표율 35%로 2위와 1.2%포인트 차이)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늘 긴장하는 마음가짐은 똑같다.”

―우리나라 지방자치제 현실을 어떻게 보나.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지 20년이다. 국민의 뜻에 따라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지만 여전히 중앙정부가 통제하는 수준이다. 이제 좀 훌훌 벗을 때가 됐다. 겨울옷을 껴입고 봄을 맞을 수는 없지 않은가.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대신 책임을 강화하면 된다. 재정권과 자치권을 대폭 자율적으로 맡기고 잘못할 경우 페널티를 주면 충분하다. 지방자치가 꽃 피면 국가 전체의 역량이 커진다.”

―지자체가 권한을 남용하지 않을까 중앙정부는 걱정하는 측면이 있다.

“그동안 지자체도 여러 면에서 역량을 키웠다. 지방의 재정 조직 자치주권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지방정부에 과감하게 권한을 넘기되 감독을 강화하면 주민들도 지자체를 제대로 비판할 수 있다. 지자체가 중앙정부에 너무 의존하면 오히려 책임감이 떨어질 수 있다. 지방이 살아야 중앙이 산다는 상생의 틀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이다.”

―남부권 신공항은 지자체 갈등의 상징처럼 보인다.

“갈등도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수도권과 지방의 문제로 봐야 한다. 인천국제공항 중심 논리가 강한데 국가 안보 측면에서도 지방에 거점 국가 공항이 필요하다. 2000만 명이 사는 남부권의 발전을 위한 목적이므로 절대 지역감정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고 객관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입지 선정 등을 시도지사들이 합의하고 승복하는 자세가 선결과제다.”

―경북은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넓다.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덩치값을 해야 하지 않나.

“세월호 참사의 근본 문제는 우리 사회의 가치관과 관련 있다. 모두 공범(共犯) 아닌가. 정신문화, 가치문화를 되살려 꽃을 피워야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경북도는 4년째 ‘경북 정체성’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화랑, 선비, 호국, 새마을운동 등 4가지 가치를 발효시키고 있다. 경북은 항일독립운동을 거쳐 6·25전쟁 때 낙동강을 지켜내고 찌든 가난을 새마을운동으로 이겨냈다. 이런 저력을 대한민국의 에너지로 확산시켜 나가고 싶다. 이런 온고지신(溫故知新)은 소중한 사회적 자본이다.”

―도청 이전은 어떤 의미가 있나.

“그냥 건물 지어 옮기는 게 아니다. 새로운 도읍이다. 올해는 ‘경상도’라는 말이 생긴 지 꼭 700년이어서 더 의미가 있다. 이전을 둘러싸고 30년가량 제자리걸음이었는데 내가 결단했다. 대구 구미 포항 등 경북의 남부에 비해 안동 등 북부지역은 많이 낙후됐다. 새로운 개발 축이 생긴다. 경북의 새 도읍인 안동은 세계문화유산 하회마을이나 퇴계 이황의 유학 등으로 상징되듯 역사문화적 전통이 풍성하다. 새 도청은 경북과 신라, 민족의 혼을 깨치는 중심이 될 것이다.”

도청은 올해 11월 안동으로 이전할 계획이었으나 건물 사용허가에 필수적인 하수도 시설의 완공이 늦어 내년 6월로 연기됐다.

―구미시장 때부터 투자유치에 뚜렷한 성과를 거뒀다. 이번에도 좋은 일자리 10만 개에 투자유치 30조 원을 약속했는데….

“투자기업 유치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지자체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그래도 자신 있다. 국내외 정보망을 총동원해서 집요하게 노력할 것이다. 새로운 투자를 유치하고 기존의 기업은 재투자를 하도록 하는 데서 지자체 역량이 가장 잘 드러난다. 30조 원 유치는 임기 중에 반드시 해낼 것이다. 그동안 ‘성적표’를 보면 된다.”

―귀농 인구가 경북이 전국 최고인데….

“최근 10년 동안 1위를 지키고 있다. 농사를 짓지 않는 귀촌 인구는 경기도가 많지만 농사지으며 생활하는 귀농 하면 경북이다. 지난해 2100여 귀농가구 가운데 서울과 경기 출신이 540가구였다. 연령대는 40, 50대가 64%로 가장 많았다. 경북은 면적이 넓어 토지가격도 비교적 저렴하다. 귀농 귀촌 인구 유치는 농어촌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투자유치라고 보고 적극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자치단체장으로는 마지막 봉사인데 국민들에게 드릴 말씀은….

“열심히 할수록 힘든 일이 많아진다. 그럴 때 주민들의 격려와 염려가 정말 소중한 힘이 된다. 마찬가지로 주민들이 힘들 때 도지사에게 전화 한 통 하면 진실되게 머리를 맞대는 의리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김 지사와의 인터뷰는 2일 오전 8시 채널A ‘새 시도지사에게 듣는다’ 프로그램에서도 볼 수 있다.

 

▼ 박정희 前대통령 계승 앞장 ‘미스터 새마을’ ▼

독도에서 발차기로 3선임기 시작

   
▲ 김관용 경북도지사(왼쪽)가 6월 18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20층 접견실에서 동아일보 최영훈 논설위원(가운데), 이은우 채널A 경제부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이 깊다. 고향(구미)이 같고 대구사범학교 동문이다. 초등교사 출신이라는 점도 같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잘살아야 한다’는 강한 의지도 비슷하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의 대표 슬로건은 “제발 좀 먹고살자”이다.

구미시장 때부터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을 벌이고 새마을운동을 계승하는 데 특별한 관심을 쏟은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별명이 ‘미스터 새마을’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의리가 각별한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다.

전국 유일의 광역단체장 3선은 그에게 영광이자 큰 부담이고 책임이다. 17명의 광역단체장 가운데 한 명이 아니라 ‘맏형’으로서 중앙과 지방의 가교 역할도 잘해야 한다는 주문도 받는다. 초·재선의 연장 수준이라면 “3선이라도 별 차이가 없네”라는 실망이 나올 수 있다, 잘하면 “역시 경륜과 중량감에 맞는 선 굵은 역할을 한다”는 박수를 받을 수 있다.

그는 “주민의 삶에서 문제와 희망을 찾는 야전사령관으로서 위치를 조금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DRD’로 불리는 저돌적이고 진취적인 기질이 여전히 느껴진다. DRD는 ‘들이댄다’는 뜻으로, 도민 사이에서 오래전부터 불리어 온 별명이다. 1일 독도에서 일본을 향해 태권도 발차기로 3선 임기를 시작한 그의 광폭 행보가 주목된다.

 

(출처=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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