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햄리 CSIS 소장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찬반이 애매하지 않은 인권 문제인 만큼 피해자들이 조속히 사과와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존 햄리(John J. Hamre·64) 소장은 “일본이 안보 문제에서 더 적극적인 파트너가 되는 것을 지지하지만 이는 미래를 위해서이지 과거를 위해서는 아니다”고 밝혔다. “일본이 지역 내 안보에서 역할을 확대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역사를 재해석하는 데서 비롯됐다면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햄리 소장은 지난 6일 워싱턴의 CSIS에서 박진 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최근 아베 정부가 평화헌법의 해석을 바꿔 집단적 자위권을 도입한 데 대해 한국에서 우려가 많다”고 언급하자 이같이 밝혔다. 햄리 소장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선 “무엇보다도 피해자들인 위안부 할머니들이 노령화하고 있어 정의를 실현할 시간이 거의 없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방안이 마련되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 아시아에서 미국과 중국 관계를 어떻게 전망하나.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적 위상을 갖게 됐다. 따라서 부상하는 중국과 이미 군사적 위상을 확보한 미국 간에 긴장이 조성되는 게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중국이 미국을 배제한 채 아시아를 주도하는 것은 미국이 용납하지 않고,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며 아시아를 운영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어느 한쪽도 상대를 배척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는 없다. 또 중국이 자주 얘기하는 신형대국 관계가 미·중 두 강대국이 아시아 문제를 결정하자는 취지라면 받아들일 수 없다. 아시아의 모든 나라가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해야 한다.”

 -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경우 미국·일본 등이 주도하고 있다. 중국을 배제한 채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체제가 발전할 수 있을까.

 “일각에선 TPP를 중국 견제용으로 보는데 그렇지 않다. 미국은 중국도 참여하기를 원한다. 중국이 투명한 규칙이 지켜지는 국제 시스템으로 들어와 함께 앉아서 외교적으로 문제를 풀기 바란다. 그게 아시아가 나갈 방향이다.”

 - 전통적으로 한국·미국·일본의 삼각 협력이 동북아 안정을 보장했는데 최근 아베 정부의 집단적 자위권 도입 등을 놓곤 한국에서 우려가 많다.

 “솔직히 걱정이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 모두를 끈끈한 동맹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본이 적극적인 안보 파트너가 되는 것을 지지한다. 그러나 뒤(과거)를 바라보고 안보에서 변화를 추진한다면 역효과를 낸다. 이는 우리의 입장도 아니다. 안보 역할 확대가 역사를 재해석하는 데서 비롯됐다면 적절치 않다. 미국은 그 역사에서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어서다. 내 이름에 가운데 ‘줄리안’이 들어 있는데 제2차 세계대전 때 오키나와에서 돌아가신 삼촌의 이름을 땄다.”

 - 역사인식에서 한·일 간엔 현재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가장 민감하다.

 “무엇보다도 이분들은 피해자이고 참된 정의가 이루어질 시간도 거의 없다. 다 돌아가시면 이 문제는 해결이 불가능해진다. 우리는 주권 문제에 대해선 누구 편을 들지 않는다. 편들 일이 아니다. 하지만 위안부 문제에 관한 한 입장을 분명히 해 왔다. 위안부들은 사과와 보상을 받아야 한다. 이 문제에선 찬반이 애매하지 않다. 위안부는 인권 문제다.”

 -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중국과 일본 간 군사적 충돌이 발생한다면 미국이 일본을 지원할까.

 “센카쿠 열도는 일본이 70년 이상 행정적 통제권을 행사해 왔고 그 통제권은 (미국의 일본 방위 의무를 규정한) 미·일 안보조약 5조의 대상이 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방일 기간 중 밝힌 게 이 얘기다. (군사적 충돌이 생기면) 미국은 일본의 방어를 도울 것이다. 어쨌든 중·일 모두 센카쿠 문제가 통제를 벗어나면 엄청난 위기를 초래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 남북 통일 전망을 듣고 싶다.

 “1985년 독일 베를린에 있었을 때 밤에 멀리서 보초를 서는 동독 군인들의 담뱃불이 보였다. (베를린장벽을 넘어) 자유를 찾으려던 동독 주민들이 이들 군인의 총에 맞아 죽었다. 통일의 희망이라곤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4년 만에 베를린장벽이 무너졌다. 남북 통일은 정말 빨리, 예상치도 않게 올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통일을 생각하고 준비할 때다.”

만난 사람 = 박진 전 국회 외통위원장

정리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출처=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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