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트로브 탤벗 브루킹스연구소 소장은 “남북한은 인위적으로 60여 년간 갈라져 있었던 만큼 통일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브루킹스연구소의 스트로브 탤벗(68) 소장은 “중국이 팽창주의로 주변국들을 불안하게 하면 스스로 적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탤벗 소장은 13일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진행한 박진 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화평굴기(和平<5D1B>起·평화롭게 일어섬)’ 구호가 믿겨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중국이 국제사회가 인정한 해상 경계를 넘어 특권을 요구하는 게 평화롭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중국의 등장이 주변국과 국제 사회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동중국해·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주변국들의 영유권 분쟁이 벌어지며 역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탤벗 소장은 한반도 통일에 대해 “서로 바싹 붙어 있고, 단일 민족과 단일한 유산에 단일한 언어를 쓰는 데도 인위적으로 60여년간 갈라져 있다”며 “통일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일 방식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북한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한다”며 “그러나 하룻밤 사이에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며 이는 (통일을 위한) 연착륙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으로 러시아를 상대했던 탤벗 소장은 “우크라이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북한에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는 만큼 한반도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중국 ‘대국굴기(大國堀起·큰 나라로 일어섬)’가 아시아의 평화 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나.

 “중국은 대외정책에서 중상주의를 추구해 왔다. 엄청나게 투자해서 교역을 크게 늘리고, 전 세계로 수출하며 원자재는 중국으로 끌어모으고 있다. 이는 신흥 강국이 함포의 힘을 내세우며 경제적으로 부상할 때 자주 있었던 사례다. 그런데 아시아 지역에서 불안감이 고조된다고 느끼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하게는 중국의 화평굴기가 사실로 믿겨지지 않아서다.”

 -그렇다면 향후 미·중 관계를 어떻게 전망하나.

 “양국이 더 협력적 관계를 맺기를 바라지만 이는 상당 부분 중국이 자신들의 국익을 무엇이라고 판단할지에 달려 있다. 중국의 팽창주의와 군사적 입지 강화는 주변국들로부터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게 해 저항을 부른다. 그건 중국의 국익이 아니라고 본다. 또 미·중 관계에선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환율 조작이나 사이버 안보 등이다. 중국이 이런 문제에서 공정한 입장을 취해야 양국 관계가 제대로 굴러간다. 그래도 과거보다는 현재 중국이 대응하기에 낫다고 본다. 내가 10대였을 당시 억압적이며 잔인했던 중국 정권과 비교하면 덩샤오핑과 그 후계자들이 중국의 방향을 바꿔 개혁·개방을 이뤄낸 것은 대단히 다행스럽다.”

 -한·일 간엔 역사 분쟁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방한 중 서울대 강연에서 일본의 과거 역사를 거론했다.

 “신문을 읽는 대부분의 미국인은 군 위안부 문제가 뭔지 알고 있다. 도쿄에서 이전의 발표(고노 담화)를 부정하거나 흐리게 하는 듯한 발표를 한 것도 알고 있다. 미국으로선 두 나라 모두와 동맹이니 (한·일 갈등이) 매우 민감한 문제다. 어쨌든 미국은 동북아에서 영향력을 발휘해서 한국·일본·중국 등이 서로 기본 원칙을 지켜서 긴장 수위를 낮추도록 해야 한다.”

 -아시아에서 상호 의존도는 높아지는데 갈등 수위는 올라가는 ‘아시아 패러독스’가 나타난다.

 “아시아는 유럽과 다르다. 가장 크게는 아시아에선 중국의 사이즈 자체가 불균형적으로 크다. 그러니 유럽에서 발전됐던 통합이나 협치와 같은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푸틴 대통령이 방한해 천연가스 협력과 철도 연결 문제 등을 거론했다. 우크라이나 문제를 야기한 러시아가 한반도에선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푸틴 대통령이 크림 반도를 병합한 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관계를 와해시키는 무모한 처사였다. 우크라이나 내전이라는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나 다름없다. 그래도 러시아가 한반도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러시아가 평양에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는 데다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 강화는 (한반도에서) 갈등을 피하기 위해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한반도에 큰 불길이 일거나 북한이 갑작스레 붕괴하는 게 중국과 러시아 모두에 위기다.”

 

(출처=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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