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러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프랑스, 영국, 벨기에, 인도, 스위스, 네덜란드, 독일, 아랍에미리트,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캐나다, 이탈리아, 호주. 2013년 2월 25일 취임 이래 박근혜 대통령이 방문한 나라들이다. 21세기 지구촌의 양강(兩强)으로 떠오른 미국과 중국을 필두로 유라시아와 북미 대륙의 주요 국가들은 대부분 포함됐다.

한·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East Asia Summit),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핵안보정상회의,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등 국제회의 석상에서 만난 외국 지도자들까지 합치면 말 그대로 한국과 이해관계를 일부라도 공유하는 나라와는 어떤 형식으로든 정상 외교의 장(場)을 만들어온 셈이다.

그간 이어진 정상 외교의 특징은 크게 둘로 나누어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상대국과 공동의 경제적 이익을 만들어가기 위한 ‘세일즈 외교’ 일정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지구촌 안보를 위해 여러 나라의 뜻을 모으는 다자협력체 활동에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는 점이다. 경제와 안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지 않겠다는 의욕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FTA 타결로 한국 경제영토 세계 3위

세일즈 외교의 성과는 무역구조의 질서를 바꾸는 큰 틀의 합의에서부터 구체적인 협력사업 합의에 이르기까지 여러 층위에 걸쳐 고르게 나타났다. 한국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기 위한 대표적인 ‘큰 그림 그리기’는 2014년 11월 9일부터 8일간 진행된 중국 방문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합의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실질적 타결. 2011년 한·유럽연합(EU) FTA, 2012년 한·미 FTA에 이은 이번 합의를 통해 한국은 세계 3대 경제권 모두와 FTA를 체결한 국가가 됐다.

이로써 우리 경제영토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73.2퍼센트로 세계 3위를 차지하게 됐다. 한중 FTA 실질적 타결로 양국 간 무역자유화가 최종 달성될 경우 연간 관세 절감 예상액이 54억4000만 달러(약 6조 원)로 한·미 FTA(9억3000만 달러)의 5.8배, 한·EU FTA(13억8000만 달러)의 3.9배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 한국에 새로운 기회가 열린 것이다.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주요 수출산업에서 돌파구가 열린 경우도 적지 않다.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였던 지난해 6월 투르크메니스탄 방문에서는 화학플랜트 건설 협력 등 총 50억 달러 규모의 신규 플랜트 건설과 77억 달러 이상의 화학제품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진행된 카자흐스탄 방문을 계기로 열매를 맺은 발하슈 화력발전소 전력용량 구매계약에서는 향후 20년간 총 188억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는 장기 프로젝트가 성사되기도 했다.

▲ 2014년 12월 12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1세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2014년 11월 APEC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4년 1월 진행된 인도와 스위스 방문 역시 대표적인 ‘코리아 세일즈’ 외교로 꼽을 만하다. 인도에서는 쌍용자동차 최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 회장을 만나 4년간 1조 원 투자를 이끌어내는 한편,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인도 우주연구기구 간 우주협력 이행약정도 체결했다. 스위스에서는 사회보장협정을 비롯해 정부 및 기관 간에 협정 1건과 양해각서(MOU) 11건 등 총 12건의 협약을 체결하는 등 스위스의 높은 경쟁력 유지의 원천인 직업교육·훈련을 우리 교육의 장점과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2014년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 등 국제회의 정상외교 무대에서는 글로벌 안전보장을 위해 세계 각국이 힘을 모으는 다자 간 안보협력 노력이 중점적으로 진행됐다. 핵안보정상회의는 전 세계 핵 테러 방지 및 핵 안보 강화를 목표로 53개국 정상과 4개 국제기구 대표가 참석하는 안보 분야 최대 규모의 다자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박 대통령은 “핵무기 없는 세상의 비전은 한반도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이러한 비전의 실현을 위해 여러분과 함께 노력해갈 것”이라는 기조연설로 국제 핵안보체제에 대한 한국의 그간 성과와 앞으로의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2014년 9월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유엔 기후변화정상회의는 21세기 글로벌 안보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을 논의한 자리였다. 총과 칼로 가해지는 위협뿐 아니라 온실가스가 초래한 기후변화로 말미암아 지구촌 곳곳에서 겪고 있는 갖가지 문제도 인류의 미래에 중대한 위협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공감대를 각국이 공유하는 무대였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을 창조경제의 핵심 과제로 삼은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는 한편, 이 과정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가교 노릇을 하는 한국의 비전을 설명한 바 있다.

1997년 교토의정서 채택 이후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권을 둘러싼 논쟁이 국제적 이슈가 된 지 오래다. 이는 산업화가 마무리된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과 이제 막 산업화 단계에 들어선 아시아, 아프리카의 후발주자들 사이의 이해관계 차이가 불러온 쟁점이다. 양측의 상황과 고민을 모두 이해하는 한국이 2020년 이후 신(新)기후체제를 만들어가는 협상 과정에서 중간고리 노릇을 함으로써 답보 상태에 있는 관련 논의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우리 정부의 구상은 관련국가 정상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해외 정상외교로 미국을 방문했다. 2013년 5월 7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박 대통령.

핵무기 없는 세상 비전 제시

다양한 정상회담과 국제회의를 통해 북한 핵 문제의 심각성을 환기시키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박근혜정부가 마련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일관되게 강조한 것 역시 주요한 성과로 꼽을 수 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증진을 동북아 전체의 안정과 협력으로 이어나감으로써 세계 4강이 밀집한 ‘21세기의 화약고’라는 오명을 벗고 공동 번영의 틀을 만들어가자는 것이 그 골자다. 중국의 부상이 미·중 사이의 세력 갈등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국제사회의 우려에 대해, 한반도의 평화야말로 이를 넘어설 가장 큰 전제조건이라는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 특히 2014년 12월 11일~12일 이틀 동안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4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박 대통령과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 정상이 한·아세안 간 대화관계 수립 25년을 기념해 만난 뜻 깊은 자리라는 평가를 받는다. ‘신뢰와 행복의 동반자’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이번 행사는 한국과 아세안의 공동번영을 위한 다층적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아세안 정상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행정혁신 성과 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박 대통령이 가진 ‘여성 대통령 특유의 부드러움’은 신뢰외교의 주요 자산으로 활용됐다. 2013년 5월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서의 영어 연설과 6월 중국 칭화대에서의 중국어 연설,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프랑스 경제인 간담회 기조연설의 프랑스어 연설까지, ‘상대의 언어로 마음의 문을 여는 외교 행보’는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군사력과 경제력이 아니라 문화와 매력으로 상대국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공공외교(Public Diplomacy)’야말로 박근혜정부 정상외교의 핵심 키워드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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