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⑤ 최종문 준비기획단장 인터뷰

한·아세안(ASEAN) 특별정상회의가 12월 11~12일 부산에서 개최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이 한국과 아세안간의 대화관계 수립 25주년을 기념해 한 자리에 모여 지역과 국제현안들을 논의한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개최 의미와 중요성 등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 최종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준비기획단장이 외교부 3층 접견실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 배경과 준비 상황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한국과 아세안이 좋을 때나 어려울 때나 진정한 친구라는 느낌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행사준비와 의전을 총괄하는 최종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준비기획단장은 “외교라는 것이 국익에 대한 치밀하고 냉철한 계산에 바탕을 둬야하겠지만 상대방에게 주는 느낌인 정서적인 면도 중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아세안 정상들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우리의 음식과 공예, 공연예술 등을 체험하면서 우리 문화를 깊이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단장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각별한 인연이 있다. 지난 200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준비기획단 담당국장으로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특별정상회의 참가국인 태국과 미얀마 대사관 근무 경험 때문에 한류에 열광하는 동남아국가 문화도 잘 이해하고 있다.

이런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금은 외교부를 비롯해 전 부처가 참여하는 준비기획단의 업무를 이끌며 범정부적인 지원체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현 정부들어 첫 개최하는 다자회의인 만큼 세심한 준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번 특별정상회의가 아세안 10개국이 모이는 중요한 외교행사”라며 “성공 개최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 10일을 남겨두고 막바지 준비에 여념없는 최 단장을 만나 개최 배경과 준비 상황을 들어봤다.

다음은 최 단장과의 일문 일답

- 2014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개최배경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먼저 아세안에 대해 간략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아세안은 동남아 10개국, 즉 우리가 잘 아는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미얀마 등의 국가연합체입니다.

아세안은 주요 국가들과 ‘양자대화관계’를 맺고 공통 관심사와 협력방안을 협의하고 있습니다. 아세안 대화파트너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인도, 호주 등 국제무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가들입니다.

대한민국과는 1989년 대화를 시작했으며 올해가 바로 25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제안했습니다. 사실 아세안 10개국 정상을 이처럼 한 곳에 모으기가 쉬운 일은 아닌데요, 정상들이 적극 호응함으로써 12월 11~12일 이틀간 부산에서 정상회의가 개최될 예정입니다.

이번 회의 참석을 위해 우리와 아세안 10개국 정상들 외에 각료 등 고위대표단, 기업인, 언론인, 문화예술인 등 총 3000여명이 부산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개최 도시로 부산이 선정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부산은 이미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2005년 APEC정상회의 등 큰 국제행사를 잘 치른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ITU 국제통신연합 총회도 잘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산시와 시민들이 이번 특별정상회의 개최를 강력히 희망했었고요. 이런 점들이 중앙정부가 결정을 내리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부산시는 태국 방콕,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베트남 호치민, 캄보디아 프놈펜, 필리핀 세부, 미얀마 양곤과는 자매결연을 맺고 있습니다. 이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죠.

제가 사족을 하나 달면 이번에는 부산에서 개최됩니다만 영어로 MICE산업이라고 하죠. 국제회의를 유치해서 관광과 연계하는 비즈니스는 매우 실속 있는 비즈니스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규모 국제회의를 유치할 수 있는 도시들이 더욱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최종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준비기획단장이 외교부 3층 접견실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 배경과 준비 상황을 이야기 하고 있다. 
 

 

- 특별정상회의의 의제, 그리고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제일 중요한 일정은 12일 두 차례 개최되는 정상회의 자체입니다. 첫 세션에는 한-아세안 협력관계를 평가하고 미래방향을 심도 있게 협의하고, 두 번째 세션에는 기후변화, 재난대응 같은 비전통적 국제안보 이슈를 협의하게 됩니다. 또한 정상들께서는 실무오찬을 갖고 공통관심사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예정입니다.

이와 같은 ‘회의’ 외에도 여러 행사가 개최되는데요, 11일에는 각국 정상들과 대표단을 위한 환영만찬과 문화공연이 있고요, 또한 아세안과 한국의 주요기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비즈니스 네트워킹을 하는 CEO 서밋(Summit) 역시 매우 의미 있는 행사입니다.

그리고 다자외교의 프리미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박 대통령께서는 이번 계기에 방한한 아세안 정상들과 개별적으로 양자차원의 정상회담을 갖고 우리 기업들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 등 실질협력방안을 협의하게 됩니다.

- 이번 특별정상회의의 슬로건을 소개해주신다면?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은 한-아세안 관계의 지향점으로 ‘신뢰와 행복의 동반자관계’를 제시했고, 이것이 이번 정상회의 슬로건으로 채택이 되었습니다.

한국과 아세안 누구도 슈퍼파워는 아니잖습니까? 험난한 국제무대에서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신뢰를 쌓자는 것이고, 둘째는 한국과 아세안 국민들이 상대방으로부터 서로 덕도 보고 또 행복도 느낄 수 있는, 그러한 호혜적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자 하는 취지입니다.

외교라는 것이 국익에 대한 치밀하고 냉철한 계산에 바탕을 두어야 하겠지만, 동시에 정서적 측면, 즉 상대방에게 주는 느낌도 중요합니다.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한국과 아세안이 우리는 좋을 때나 어려울 때나 진정한 친구다”라는 그런 느낌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이는 우리의 소중한 외교자산이 될 것입니다.

- 준비기획단이 언제 발족했고 구성은 어떻게 이뤄져 있나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은 정상회의의 시작과 끝을 총괄하는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실질적으로 올해 초 대통령령에 의해 위원회가 구성되었고 준비기획단 자체는 4월부터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범정부적 지원체계를 확립했는데요. 외교부뿐만 아니라 전 부서가 다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아세안과 한국과의 관계가 긴밀하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최종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준비기획단장이 외교부 3층 접견실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 배경과 준비 상황을 이야기 하고 있다. 
 

 

- 아세안 국가들의 중요성이 커지고 한국과의 관계가 점점 깊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어떻습니까?

아세안과 한국과의 관계발전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 드리자면, 지난 25년간 경제·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꾸준히 발전해 왔고, 이제 우리 외교의 중요한 축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먼저, 교역측면에서 아세안은 우리의 제 2의 파트너입니다. 부동의 1위는 중국이고 2위가 아세안입니다. 많은 분들이 미국·일본·EU를 먼저 떠올리는데, 사실 지난해 한-아세안 교역액은 1350억달러였고, EU·미국·일본이 각각 1000억달러 내외였습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아세안, 미국, 일본, EU의 교역액이 엇비슷했는데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우리의 무역 흑자 중 65%를 아세안으로부터 거둬들이고 있습니다.

또한 해외건설 수주만 해도 지난해 143억달러에 이르렀는데 이 역시 우리나라 총 수주액의 21%로서, 중동에 이어 2위입니다. 아울러 우리 기업들의 지난해 해외투자를 보면 중국이 50억달러였고, 그 다음으로 아세안인데요 38억달러를 기록하였습니다.

주로 경제적 측면을 제가 말씀을 드렸는데요, 우리는 유엔이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다자무대에서 북한핵 문제라든가 동해표기 문제 등 여러 정치·안보 이슈를 두고 국제사회의 지지확보 노력을 해나가고 있는데요, 특히나 같은 아시아 역내 국가인 아세안 회원국들의 지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다행스럽게 아세안의 입장에서 볼 때 대한민국과는 역사적인 앙금도 없고요, 뭔가 부담을 느끼는 상대도 아니지요. 또 한국인, 한국기업들과 일하다 보면 의리도 있고 정도 있고요, 무엇보다 기술수준도 높아 우리와 협력을 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합니다.

- 아세안하면 한류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한국과 아세안 각국의 문화적 이질성도 존재합니다만 한류를 통해 관계가 더 가까워졌음을 체감합니다. 어떻습니까?

네, 아세안과의 관계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 한류라 하겠습니다. 1990년대 말부터 한류붐이 일어나기 시작했는데요. 제 경험을 하나 말씀드리면 1998년도 태국대사관 근무시절인데요. 그때 이미 현지 청소년들이 핑클 브로마이드를 들고 다녔을 정도였고, 그래서 저도 핑클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류가 오늘만큼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동남아 한류팬들이 초기에 비옥한 토양을 제공한 것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동남아의 한류에 대해서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은데요, 한국드라마가 방영되는 시간에는 남의 집에 전화를 거는 것이 실례를 범하는 것이고, 택시기사님들도 차를 세우고 영업을 하지 않았다는 전설적인 이야기들이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한류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서는 이미 논문도 여러 편 발표되었을 만큼, 수출산업으로서도 효자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동남아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겁니다. 이 점에서 외교부등 정부가 하는 공식적인 외교활동 이상으로 큰일을 해냈다고 하겠습니다. 한류에 관계되는 모든 분들에게 정말 신세 많이 지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 한국과 아세안간 인적교류도 상당히 활발하지 않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만도 우리국민 460만 명이 동남아를 방문하였고 이는 해외여행자의 33%입니다. 드디어 1위입니다. 참고로 중국을 찾은 우리 국민은 400만 명, 일본은 250만 명 입니다.

그리고 경제관계도 긴밀해지고, 또 한류의 영향을 받아서 아세안에서도 지난해 160만 명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또 한국에 거주하는 아세안 회원국 국민들만 해도 33만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어느덧 아세안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 되었습니다. 인적교류가 이렇게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한-아세안 관계 발전을 위해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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