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도전? 내 분수 내가 알아..레임덕은 말장난"

"공직자, 130m 달린다는 각오로 국정 임해야"

(몬테비데오=연합뉴스) 최이락 기자 = 김황식 국무총리는 5일(현지시간) "공직자들은 대통령 임기가 2년 남았느니 할 것이 아니라 6~7년 남았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남미를 순방 중인 그는 이날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의 한 호텔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취임 100일(8일) 기념 인터뷰에서 "집권 4년차를 맞아 레임덕 운운하는 것은 부질없는 말장난"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한 시간가량 진행된 인터뷰에는 김석민 총리실 사무차관, 신각수 외교부 1차관, 이기천 주우루과이 대사, 유성식 공보실장 등이 배석했다.

다음은 김 총리와의 인터뷰 요지.

◇취임 100일 평가 및 국정운영 계획

--총리 취임 후 첫 새해를 외국에서 맞이하셨는데.

▲새해는 국내에서 맞으며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하는데 부득이하게 밖에 나와 있어서 안타깝기도 하다. 대신 밖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더 큰 대한민국을 생각하는 기회도 됐다.

--취임 100일을 평가하신다면.

▲그동안은 업무 파악 및 추진방향을 구상하는 기간이었다. 국회 대정부질문, 예결위 심의에 이어 연평도 포격도발 사태 수습 및 지원대책 마련에 바빴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한 뒷받침도 했다.

앞으로는 더욱 구체적이고 본격적인 업무추진을 통해 국정이 원활히 운영되도록 하겠다. 대통령의 국가운영 방침을 충실히 뒷받침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일하겠다.

--당초 계획보다 미흡했던 부분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 특히 서민, 장애인 등 어려운 사람들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위로, 격려하고 싶었는데 그런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다. 또 국정 동반자라고 할 수 있는 야당과도 만나서 소통하려 했는데 잘 이뤄지지 않았다. 새해에는 야당 인사들과도 허심탄회하게 교류하는 시간을 만들려고 한다.

--총리로서 대권에 대해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나.

▲내 분수를 내가 안다.

◇공직사회 기강 확립

--올해는 이명박 정권 집권 4년차다. 선거가 없어서 국정수행에 최선의 시기라는 관측이 있다.

▲선거가 있건 없건 정부로서는 할 도리를 제대로 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모든 정책들이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다.

중학교 때 100m 달리기를 하는데 체육 선생님이 "70-80m를 달리면 목표점이 보여서 속도를 줄이는 만큼, 뛸 거리가 130m라는 생각 갖고 나가야 기록이 단축된다"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공직자들은 대통령 임기가 2년 남은 게 아니라 6-7년 남은 것으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레임덕 이야기도 나온다.

▲레임덕은 그동안 대통령이나 집권층 스스로 만든 측면이 있다고 본다. 70-80m를 달려놓고 다왔다고 생각하고 느슨하게 풀어버리는 것 아니냐. 이 대통령께서는 외부의 우려와 관계없이 최후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130m까지 뛰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레임덕 운운하는 것은 부질없는 말장난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직사회의 줄서기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공직사회에서 자기 할 일을 떠나서 줄서기를 하거나 눈치보는 행태는 있어서는 안된다. 그런 부분이 엿보이거나 적발되는 경우엔 과감하게 문책해서 공직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

◇공정사회와 리더십

--올해도 공정사회 구축이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시민단체, 연구기관 등으로부터 우리사회가 공정사회로 가기 위해 바로잡아야 할 항목들을 취합했다. 현재 80개 정도로 구분, 정리하고 있다. 기회균등, 약자에 대한 배려, 실패한 사람의 재기, 법집행의 엄정성, 사회 병리현상 치유를 통한 공정한 사회 만들기 등이다.

--김 총리가 독자적 컬러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나는 그럴 수밖에 없다. 내게 화려한 정치경력이나 관료로서 경력이 있냐. 내가 화려한 컬러를 나타내는 사람이라면 총리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컬러가 없는 것이 내 컬러다.

나는 소나기보다 이슬비가 좋다. 이슬비는 소리없이 내리지만 천천히 내려서 대지에 스며들어 새싹을 피우고 꽃을 피운다. 소나기처럼 확 내려서 쓸려내려가는 것보다는 잔잔하게 자기 할 일을 챙기는 것이 오히려 좋은 성과, 결과로 나타난다.

◇복지.개헌논란 및 한미FTA 비준

--정치권에서 복지론이 화제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도 나섰는데.

▲박 전 대표가 제시한 것이 어떤 내용인지는 구체적으로 정확히 분석해보지 않아 잘 모른다. 복지는 성장과 분배의 조화 문제고, 오늘과 내일을 조화시키는 문제다. 포퓰리즘으로 흘러서 우리 재정을 어렵게 해서는 안되는 반면 잔치를 기다리면서 굶고 있을 수도 없다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복지 문제가 너무 심하게 논란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인은 표를 의식하지 말고 무엇이 국가 장래를 위해 가장 유익한지를 깊이 생각하고 정책을 개발했으면 좋겠다.

--개헌문제도 쟁점화되고 있다.

▲우리 헌법이 개정된 지 오래된 만큼 사회변화에 따라서 필요한 범위 내에서 개정하는 것도 의미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으로 우리나라의 문제가 헌법 탓만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현재의 헌법을 잘 운영하면 얼마든지 국가발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만 오래된 만큼 개헌 문제도 자연스럽게 논의될 수 있다고 본다.

총리 입장에서는 개헌 문제는 정치권, 국회에 맡기고 만약 방향이 결정되면 행정부에서 뒷받침할 사항은 충실히 뒷받침하겠다.

--한미 FTA 국회 비준에 대해 야당이 반대하고 있는데.

▲야당은 원안에 대해서도 반대하지 않았나. 참여정부가 만든 원안을 야당이 반대한 대목은 이해가 안된다. 원안이 처리가 안되고 3년 반이 지나다 보니 사정이 변경돼서 불가불 일부 수정이 된 상태다. 수정안은 미국측의 처리 과정 등을 봐가면서 우리 국회에서도 금년 상반기 내에는 처리가 돼야 된다고 본다.

◇남미 순방 평가 및 대북정책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인데 어떤 성과를 거두셨나.

▲우리는 남미에 대해 상대적으로 소원했다. 남미가 결코 작은 시장이 아니고 정치적, 외교적 관계서도 중요한 나라다.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모두 중도좌파 정권인데, 복지를 어느정도 하느냐의 차이는 있지만 좌파나 우파나 가는 길은 마찬가지다. 경제발전이 되지 않고는 그런 목표 달성하지 못하는 것을 다 인정하더라.

--지난해 연평도 포격사태도 있었는데 대북정책 방향은?

▲북한의 행태들을 지혜롭게 컨트롤하고, 어떻게든지 비핵화로 유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필요한 범위 내에서 대화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노력이 경주돼야 한다. 6자회담이란 큰 틀에서 해결돼야 하지만, 그전 단계에서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나와야 한다. 그러나 북한의 구도에 끌려가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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