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0조규모 재정적자]
2015년 정부예산안 주내 마무리… 총지출 376조 규모 편성

《 정부의 내년 예산안에는 기업 투자, 일자리, 민생 안정 등 경제를 살리기 위해 총력전을 펴겠다는 의지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세수(稅收)가 줄고 있지만 예산 지출을 극대화해 세월호 참사로 꺼져가는 경기회복의 불씨를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다만 전체 예산에서 복지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내년에 사상 처음 30%대로 올라섬에 따라 재정 여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복지’와 ‘성장’을 동시에 지속적으로 떠받치는 데 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정부가 지출을 확대했는데도 한국 경제가 저성장 탈출에 실패하면 재정건전성만 훼손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  

○ 경제활성화 위해 예산 대거 증액

정부는 복지, 교육, 문화, 환경, 연구개발(R&D)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내년 재정 지출 규모를 올해보다 늘리는 방향으로 예산안을 짜고 있다. 사회간접자본(SOC),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농림·수산·식품, 환경 등 당초 올해보다 예산 지출을 줄이기로 했던 분야도 지출을 늘릴 계획이다.

특히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업 분야는 예산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재창업자금 지원 예산은 올해 1400억 원에서 내년 2100억 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우수 중소·중견기업을 정부가 발굴해 수출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내수기업 수출기업화 사업’에 60억 원 안팎이 지원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또 2조 원 규모의 소상공인진흥기금과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지원금 제도를 신설하는 등 일자리 관련 예산을 올해 13조2000억 원에서 14조3000억 원으로 7.6%가량 늘릴 계획이다.

세월호 참사로 안전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로 하면서 SOC, 환경, 공공질서 분야의 예산도 올해보다 증액된다. SOC 분야에서는 도로 안전 강화 예산이 올해 7858억 원에서 내년 1조 원 이상으로 늘어난다. 환경 분야의 내년 예산은 상하수도 시설 투자 등으로 소관 부처가 요구한 6조3000억 원보다 5000억 원가량 늘어난 6조8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 복지 지출 급증에 재정악화 우려

내년 예산 지출 규모가 늘어난 것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이후 여러 차례 경제 활성화를 위한 ‘확장적 재정정책’을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최 부총리는 지난달 28일 한 언론사가 개최한 포럼에 참석해 “한국은 현재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 초기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년 예산 증가율은 기존 경제팀의 예산 확대 예상치인 3.5%보다 더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 실적이 목표치를 한참 밑돌고 있는 상황에서 복지 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기초노령연금 등 법으로 정해져 있어 정부가 줄일 수도, 뺄 수도 없는 의무 복지 지출이 크게 늘면서 내년 보건·복지·고용 예산은 올해(106조4000억 원)보다 10% 이상 늘어난 120조 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기초노령연금 지출은 올해 5조2000억 원에서 내년 7조7000억 원으로 늘어나며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 4대 연금에 대한 정부 지원액은 올해 36조4000억 원에서 내년 40조3000억 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또 내년 1044억 원을 들여 저소득층 가구에 전기요금 등을 지원하는 ‘에너지 바우처’ 제도를 도입하고 이른바 ‘반값 등록금’ 예산을 올해 3조7000억 원에서 3조9000억 원으로 늘린다.

하지만 올해 세수 실적은 8조5000억 원의 구멍이 났던 지난해만큼이나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기조가 이어지면 내년 재정수지 적자는 2009년(43조2000억 원) 이후 6년 만에 최고치인 30조 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009년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로 28조4000억 원의 ‘슈퍼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법인세율을 낮춰 세수가 크게 감소한 해다.

○ 재정건전성 강화 대책 필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은 경제 활성화에 중점을 두면서도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대책을 병행하고 있다. 최근 호주 정부는 광물자원 채굴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관련 세금을 줄여주는 대신 고소득자에 대해 부담금을 추가로 매겨 재정을 확충하기로 결정했다. 독일은 중기재정계획에서 R&D, SOC, 교육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되 내년부터 2018년까지 재정 지출 증가율이 GDP 증가율 수준을 유지하도록 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경제 살리기가 급선무인 만큼 어느 정도 재정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정부가 내년 예산을 증액해 재정 지출을 늘리는 것은 맞는 방향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재정 여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복지와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 보니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예산 증액은 부족한 편”이라며 “재정 지출로 인한 경기 부양이 별 효과를 내지 못하면 재정만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출처=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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